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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이콘·성인상·성화

이콘으로 본 예수님


 










이콘화 [icon]
종교 ·신화 및 그 밖의 관념체계상 어떤 특정한 의의를 지니고 제작된 미술양식.
종교적인 미술과 관계하여 회화 ·조각 ·공예품 등에 나타난 형상으로 특정한 뜻을 지니고 있으며 그 구도가 일정한 양식에 의해 유형화()되어 있다.
그리스도교 ·불교에도 각각 특유한 유형의 도상이 있는데 특히 8세기경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수도로 하는 라틴계 지방의 동로마 교회미술의 강한 특징으로 나타난다.
이콘화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미술이 아니라 오래된 전통으로 신성시되어 받아들여 졌고
이집트 미술처럼 이콘화의 전통은 엄격하게 지켜졌다. 하지만 이들 이콘화의 표현기법은 사실적인 묘사와 그리스미술과 표현력이 뛰어난 헬레니즘미술의 전통이 스며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산신도()나
무신도()의 산신 ·무신 등에도 특유한 도상이 있다. 이들 도상이 무엇을 표현하는가를 식별 ·해명하고, 도상의 상호 연관관계를 알아내는 방법으로는 도상학(:iconography)이, 도상에 나타나 있는 주제를 발전사적으로 연구하고, 역사적 관련을 바탕으로 그 상징적 가치를 해석하는 방법으로는 도상해석학(:iconology)이 있다. 이러한 학구적 근거를 바탕으로 도상학적 관점에서 보면, 그리스도교 ·불교의 도상 표현은 저마다 역사적으로 특색 있게 전개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성화(聖畵)와 이콘의 신앙적 의미의 차이점은?

'이콘'이란 그리스어(eikon, 형상 또는 모상) 단어에서 유래한 말로 성화상(聖畵像), 곧 성서나 교리의 내용 또는 신앙의 대상인 예수 그리스도, 성모님을 위시한 성인·성녀들의 형상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적 형태로 그린 것을 말한다. 따라서 넓은 의미로는 현재 우리 가톨릭의 성화들도 '이콘'이라 할 수 있으나, 보통으로는 그리스,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하는 동방교회의 성화들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초대교회 당시에는 유대교의 영향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여 신앙의 내용을 형상화한다는 것을 크게 꺼렸으나 점차로 인식이 바뀌게 되면서 십자가나 물고기 등의 형상에서 시작하여 착한 목자 등의 인물묘사로까지 발전해나갔다. 그러나 계속되는 이단들의 출현과 '성화상 파괴 논쟁'들을 거치며 세속 그림과는 구분이 되는 기준들이 생겨나 이 기준에 맞추어 그려야만 이콘, 즉 성화가 되고 그렇지 않은 것은 세속화로 분류되었다.
기준에 대해서는 형태, 구도, 색, 인물의 표정 등까지 일일이 규정이 세워졌기에 개인의 창작의지는 접고 오로지 이 규정에 따라 그대로 모사하여야만 했으며, 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도 변함이 없다. 다만 각 개인의 신심과 지역적 차이에서 오는 다소의 변형은 허용되나 그것 역시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 가톨릭 교회도 르네상스 초기까지만 해도 동방교회와 다름이 없는 같은 전통이 보존되어 왔다. 죠토, 치마부에, 두쵸 등의 작품을 보면 동방교회의 이콘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다가 르네상스를 거치며 표현의 자유로움이 구가되면서 우리 가톨릭의 성화들은 등장인물과 배경, 주제 등만이 성화일 뿐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세속화와 다를 바 없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적인 추세로 가톨릭에서도 '이콘'을 많이 찾게 되었고, 또 많은 연구가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동·서방의 분열 이후 시성된 가톨릭의 성인들의 성화도 이콘 기법과 원칙에 의거해 제작하기도 한다. 이는 인간의 육감에 호소하던 성화들이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가톨릭의 성화들은 우리와 친밀하고, 보는 순간 직접적인 느낌을 주는 반면 동방교회의 이콘들은 처음에는 다소 딱딱하고 때로는 거부감마저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 각각의 상징과 의미를 이해하고 조용히 침묵 속에 관조한다면 그 무한한 깊이에 빠져들 수 있다. 이러한 깊이를 느끼고 주님께 대한 보다 깊은 신앙심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동방교회의 영성과 신학을 알아야 한다.

동방교회의 신학에서는 '神化신학'이 있다. 즉 천지 창조 때 하느님과 비슷한 모양으로 창조되었던 그 본연의 모습, 아담과 이브의 원죄 이전의 그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신학인 '부정신학'을 이해해야 한다. 즉 가톨릭에서는 하느님은 '이러저러한 분이시다.' 라고 하는 반면에 동방교회에서는 하느님은 '이러저러한 분이 아니시다.' 라고 함으로써 인간들이 하느님에 대해 알고자 연구하며 끊임없이 덧칠해왔던 것들을 하나씩 벗겨내자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하느님의 본질에 보다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콘도 세속적 견지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성모님은 이렇게 등으로 생각하던 것들을 지워나가자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사고와 의지를 접고 그 본연의 모습을 추구해나가다 보면 온갖 세속의 복잡한 번뇌에서도 자유로워질 수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마음의 내적 침묵과 평온, 동방교회의 중요 영성이라 할 수 있는 정적주의 곧 '헤시키즘'이 나올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동방교회의 이콘들은 바라보고 즉시 감동을 주는 성화들이 아니라 기도하며 관조해야 할 대상들이고, 처음에는 다소 힘들고 어렵지만 일단 그 내면에 발을 들이게 되면 그 깊이에 맛들이게 되면 일반 성화들이 얼마나 세속적인지 느끼게 된다. 또한 중요한 것은 비록 작은 한 점의 이콘일지라도 그 앞에서 내 자신을 온전히 비우고 관조하면 주님을 묵상하게 하는 길의 인도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콘'은 하느님께 인도하는 길잡이요, 하늘에 '이르는 문'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는 '신비의 미'인 것이다.

이콘은 그 제작 기법에 있어 작은 돌이나 유리조각으로 제작되는 모자이크나 벽에 회반죽을 입히며 그리는 프레스코, 그리고 잘 다듬은 나무판에 아교와 횟가루를 입히고 그리는 방법 등이 있다. 그리고 성서 등에 그려지는 작은 세밀화 기법도 있다. 그러나 그 모두 일정한 원칙 하에 제작된다. 그 중 가장 우선적인 원칙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그들만의 영성과 신앙 속에서 기도하며 그려야 하고, 서두름 없이 정성을 다해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콘에서 많이 사용되는 구도는 이등변 삼각형 형태인데 이는 보는 사람의 눈과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비잔틴의 화가들은 그림의 주제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하학적인 구조에 의해 디자인했으며, 후광의 중심을 결정한 후 거기에 머리를 먼저 자리 잡게 하여 전체 구도의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콘 화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실재를 눈에 보이는 형식으로 변형시켜 표현하려고 노력하였으며, 공간의 깊이 없이 정면에 묘사되는 내용을 중심으로 강조하고 배경은 금색 등으로 단순하게 처리하여 주제를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이콘에서 사용되는 색들도 여러 가지 의미를 두었다. 먼저 흰색은 고대 이교도 세계에서도 신과 연결되는 신을 나타내는 색으로 사용하여 왔다. 비잔틴 교회에서는 신의 영광과 열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되었으며 하느님과 연관된 이들에게도 흰색을 사용하였다. 즉 천사들이나 천상 영광 중의 성모님께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지상생활 중의 성모님께는 붉은색과 푸른색을 사용하였는데, 붉은색은 팔레스티나 지방에서 전통적으로 어머니를 나타내는 색으로서 '모성'을 나타내며, 푸른색은 하느님이 계시는 하늘과 연결됨을 나타내준다.

이 같은 전통은 지난 2000년 동안 우리 가톨릭에도 보존되어 왔고, 라파엘로나 엘 그레코, 그리고 현대의 작가들도 표현기법은 달라도 이러한 원칙과 전통을 지켜왔다. 따라서 지상에서 생활하시던 때의 성모님의 묘사에는 동방과 서방 모두 붉은색과 푸른색을 사용하였고, 하늘에 불려 올림 받으신 후의 천상 영광 중의 성모님께는 흰색 또는 흰색과 푸른색을 사용했다. 그리고 실제로 성모님의 발현 때에도 '과달루페' 등의 예외는 있지만 언제나 푸른 띠에 흰옷 또는 푸른 겉옷에 흰옷을 걸치신 모습이었다.

그리고 녹색은 생명과 희망을 나타내는 색으로서 성령과 관련되는 부분에 사용하였다. 안드레이 루블레프가 그린 삼위일체 중 성령을 나타내는 천사의 옷이 녹색이다. 따라서 동방교회에서는 성령강림 축일 때에 우리 가톨릭에서의 붉은색과 달리 녹색 제의를 입고, 푸른 나뭇가지를 꺾어다가 성당 구석구석을 장식한다. 갈색은 고행자, 수도자들의 고행과 세속과 모든 것을 끊은 無의 상태를 나타냈고 이외에도 여러 색들은 각기 그 상징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는 마치 불화의 오채(五彩)가 음양오행사상을 담고 있듯이 표현되는 색으로 그 인물의 성격과 위치 등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이콘에서는 배경, 후광 그리고 옷 위의 금선 등에 금박을 입히는데 이는 하느님의 영광, 고귀함 등을 나타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콘의 몇 가지를 설명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예수님의 이콘은 하느님이시지만 인간으로 육화하셨기에 표현이 가능하다. 그 첫 출발점이 된 이콘은 몸이 전혀 그려지지 않고, 얼굴만 그려져 있는 '만딜리온'이라는 이콘이다. 이것은 가톨릭의 '베로니카의 수건에 찍혀진 주님의 얼굴'과 견줄만한 것으로 에우세비오의 교회사 1권 13장에 근거를 둔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터키 남부 에데싸의 왕 아브가르가 중병을 앓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예수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나누며 그분의 기적에 한결같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것을 듣고는 시종을 보내 겸손히 그 도움을 청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고 하시며 훗날 당신의 제자 중 하나를 보내 그와 그의 가문을 구원하시겠다고 하시며 답장과 함께 당신 얼굴을 무명천에 찍어 보내주셨다고 한다. 여기에서 기인하여 그 후로 주님의 이콘을 그릴 때는 이 무명천 위에 기적적으로 새겨진 모습을 기초로 하여 제작하게 되었다.

예수님의 이콘에는 언제나 그 후광 안에 십자가의 형상이 함께 그려지며 또한 그 속에는 '존재자'라는 글귀가 새겨진다. 이는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을 뵙고 "당신은 누구십니까?" 라고 질문했을 때 "나는 있는 자 그로다." 즉 '존재자'라고 하셨던 것을 나타내며 예수님 곧 그분이 하느님이심을 나타낸다. 이 같은 후광 밖에는 'IC XC'라는 글자가 새겨지는데, 이는 그리스어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글의 약자로 주님의 강복을 주시는 모습에서, 그리고 사제, 주교들의 강복 시에도 이 글자 모양을 형상화 하며 손 모양을 만들고 강복을 준다.
성모님의 이콘은 복음사가 루가에게서 시작된다. 우리에게는 의사로만 알려졌던 루가를 동방에서는 최초의 성화작가로 공경한다. 따라서 루가를 그린 이콘을 보면 복음서를 기술하는 모습이나 '이젤' 앞에서 성화를 그리는 모습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전승에 의하면 루가가 자신이 정리한 복음서와 함께 첫 성모님 성화를 성모님께 봉헌하자 성모님이 흡족해하셨다고 전한다. 성모님의 성화는 이 루가가 그렸다고 하는 '길의 인도자 성모'를 시원으로 다양한 형태가 생겨났다. 그러나 그 모두에는 성모님의 머리 좌·우에 그리스어로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호칭이 새겨지며, 그분의 양 어깨와 이마에는 평생 동정녀이심을 나타내는 별 모양이 그려진다. 성모님은 항상 어떠한 표정도 없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으며, 항상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으로 그린다. 아기 예수 없이 독자적으로 그려지는 경우에도 항상 그 근처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려지며, 성모님의 머리와 손은 주님을 향해 있게 그린다. 성모님의 이콘은 몇 가지 기본형에 다양한 변형들이 있는데, 그 각각 지역에서의 기적과 연관되어 생겨났다.

현재 한국에 널리 소개되어 있는 성모 이콘 세 가지를 보면, 첫째 앞서 말씀드린 '길의 인도자 성모'로 예수님과 성모님 모두 정면을 응시하며 똑바른 자세를 취하고 있고, '블라지미르의 성모'는 예수님이 성모님 품에 깊이 안겨 힘차게 어머니 목에 뺨을 맞대는 형상으로 묘사되어 어머니와 아들의 극도의 친밀감을 보여주고 있다. '수난의 성모'는 우리에게 '영원한 도움의 성모'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성모님 좌·우로 미카엘과 가브리엘 천사가 각기 수난의 형구인 예수님 옆구리를 찔렀던 창과 예수님의 입에 대었던 해면적신 솜을 꽂은 막대기와 십자가를 들고 있으며, 아기 예수는 이와 같은 형상을 보며 어머니 품에 화급하게 달려드는 형상으로 그려진다. 따라서 예수님의 한쪽 신발이 벗겨져 매달려 있다.
그리고 하느님에 관한 이콘은 17∼18C 이후 극히 일부지방에서 서방과 마찬가지로 수염을 늘어뜨린 할아버지 형상이 생겨났으나 대부분의 동방에서는 하느님을 직접 뵌 사람이 없으며, 하느님도 당신의 모습을 온전히 다 드러내신 적이 없으므로 구약의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던 세 천사의 모습으로 묘사된 것이 전부이다.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마므레의 상수리 나무 아래에 나타나셨던 세 천사의 모습은 여러 가지로 묘사되었으나 러시아의 안드레이 루블레프가 그린 것이 교회의 표준 모델이 된 후로 모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콘은 그와 같이 그리도록 규정되었다.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성화는 왼쪽부터 성부, 성자, 성령의 순으로 그려져 있으며, 삼위는 모두 공통적으로 푸른색의 옷을 걸치고 있고, 각기 하나씩의 지팡이를 들고 있는데 이는 삼위 모두 한분이신 하느님이시며 같은 신성과 권한을 가지셨음을 나타낸다. 성부와 성자는 고대의 왕권을 상징하는 붉은 옷을, 성령은 생명을 상징하는 녹색의 옷을 입고 계시다. 성부의 무릎선과 반대편 성령의 무릎선을 연결하면 커다란 잔의 형상이 되며 잔 속에 성자가 위치하게 된다.

동방교회의 이콘 중에는 커다란 성작 속에 아기 예수님이 강복을 주시는 형상이 많이 그려지는데 이는 구원의 희생제사의 제물이 되신 주님을 나타낸 것이다. 성자 앞에는 접시가 놓여져 있는데, 여기에도 또한 희생제사 제물인 황소의 머리가 그려진다. 성부 뒤에는 아브라함의 집이 그려지는데, 이는 또한 우리의 영원한 안식처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나타내며, 성자의 뒤에는 상수리나무가 그려지는데, 이는 또한 훗날 주님의 십자가를 상징한다. 성령의 뒤에는 바위가 그려지며, 이는 우리의 굳건한 신앙의 토대인 성령을 나타낸다.
이외에도 이콘에는 다양한 상징과 의미들이 담겨져 있으며, 그를 통해 신자들을 하느님과의 일치로 인도하고 있다.

출처 : http://blog.empas.com/cupidice/3433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