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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그리고 나/찬미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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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Ⅳ. 창조의 조화 안에서 모든 피조물이 전하는 메시지 84. 인간이 하느님의 모습을 닮았다고 내세우면서 모든 피조물이 각기 기능이 있고 그 어느 것도 필요 없지 않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물질세계 전체는 하느님의 사랑, 곧 우리에 대한 무한한 자애를 나타냅니다. 흙과 물과 산, 이 모든 것으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어루만지십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우정의 역사는 언제나 매우 개인적인 의미를 지니는 특정 장소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좋은 추억이 깃든 장소를 마음에 담아 둡니다. 산속에서 성장하거나 어릴 때 냇가에 앉아 물을 마셔 본 이들, 또는 동네 공터에서 놀아 본 이들이 그 추억의 장소로 돌아가면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되찾으라는 부름을 받았다고 느끼게 됩니다. 85. 하느님께서는 소중한 책을 쓰셨습니다. 이 책의 “글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
제2장. Ⅲ. 세상의 신비 Ⅲ. 세상의 신비 76.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에서 말하는 ‘창조’는 자연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사랑이 넘치는 계획, 곧 모든 피조물이 저마다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 것과 관련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자연은 인간이 분석, 이해, 통제하는 체계로 여겨지는 반면에, 창조는 모든 것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손을 내미시어 주신 선물로, 우리가 함께 보편적 친교(universal communion)*를 이루도록 요청하는 사랑으로 비추어진 실재로 이해될 뿐입니다. * 역자 주 : 창조주 하느님께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을 비롯한 옷 세상 우주 만물과 친교를 맺고 계시며, 또한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모든 피조물과 친교를 이루도록 요청된다는 뜻으로, 이를 우리 말로는 '보편적 친교..
제2장. Ⅱ. 성경 이야기의 지혜 [65~75항] Ⅱ. 성경 이야기의 지혜 65. 창조 신학 전체를 되풀이하지 않으면서, 우리는 위대한 성경 이야기가 인간과 세상의 관계에 대하여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물을 수 있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첫 창조 이야기에 보면 하느님의 계획에는 인간의 창조도 포함됩니다.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다음 “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습니다”(창세 1,31). 성경은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하느님과 닮은 모습으로 창조되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창세 1,26 참조). 이는 모든 인간이 저마다 헤아릴 수 없는 존엄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단순히 어떤 ‘것’이 아니라 어떤 ‘인격’입니다. 인간은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의 주체가 되며, 자유로이 자신을 내어 주고 다른..
제2장 창조의 복음 [62항] Ⅰ. 신앙이 주는 빛 [63~64항] 제2장 창조의 복음 [62항] 62. 선의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이 문헌에 신앙의 확신에 관한 장이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정치와 철학 분야에서, 창조주의 개념을 단호히 부인하거나 타당하지 않다고 여기어 종교가 통합 생태론과 온전한 인류 발전을 위하여 커다란 이바지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은 종교를 그저 관용되어야 하는 하위 문화쯤으로 여깁니다. 그럼에도 과학과 종교는 각자의 고유한 현실 접근 방식으로, 서로에게 생산적인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Ⅰ. 신앙이 주는 빛 [63~64항] 63. 생태 위기가 복합적이고 그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해결책이 현실을 해석하고 변화시키는 한 가지 방법에서만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는 여..
제1장.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17~61항] 제1장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17. 인류 역사상 여러모로 전례가 없었던 우리의 현재 상황에 대한 새로운 분석에 근거하여 신학적 철학적 성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성찰은 지루하고 추상적인 것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속해 있는 세상을 마주하여 신상이 어떻게 새로운 동기와 요구 사항을 부여하는지에 대하여 성찰해 보기 전에, 우리의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합니다. 18. 인류와 지구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가속화되는 것은 오늘날 삶과 노동의 더욱 빨라진 흐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를 '신속화'(rapidacion)라고 칭합니다. 비록 변화가 복잡계의 역학에 속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인간 활동이 발전해 온 속도..
0 도입 [1~16항] 1.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프란치스코 성인은 "저의 주님, 찬미받으소서."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 아름다운 찬미가에서 우리의 공동의 집이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며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 주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같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저의 주님, 찬미받으소서. 누이며 어머니인 대지로 찬미받으소서, 저희를 돌보며 지켜 주는 대지는 온갖 과일과 색색의 꽃과 풀들을 자라게 하나이다."* * 피조물의 찬가(역자 주: '태양의 찬가로도 불림). 『프란치스코 전집』(Fonti Francescane: 이라 FF). 263. 2. 이 누이가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지구에 선사하신 재화들이 우리의 무책임한 이용과 남용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
제1장. Ⅶ. 다양한 의견 [60~61항] Ⅶ. 다양한 의견 60. 끝으로 우리는 이러한 상황과 가능한 해결책과 관련하여 다양한 시각과 사조가 전개되었음을 인정합니다. 한 극단에서 발전하는 신화를 맹목적으로 믿으며, 생태 문제는 윤리적 성찰이나 커다란 변화 없이도 단순히 새로운 기술의 적용으로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또 다른 극단에서는 인간과 그 개입이 위협이 될 뿐이라 지구 전체의 생태계를 위협하므로 지구에서 인간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를 줄이고 모든 개입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현실성 있는 미래 계획은 이 두 가지 극단적인 관점에서 중용을 취한 것이어야 합니다. 해결 방법이 오직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모든 포괄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여러 가지..
제1장. Ⅵ. 미약한 반응 [53~59항] Ⅵ. 미약한 반응 53. 이러한 상황은 누이인 지구가 세상의 모든 버려진 이들과 더불어 부르짖으며 우리가 다른 길을 찾아볼 것을 호소하게 합니다. 우리가 지난 200년 동안 우리의 공동의 집을 아프게 하고 잘못 다룬 것처럼 그렇게 한 적은 일찍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하느님 아버지의 도구가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구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실 때 바라신 그대로 존재하고 평화와 아름다움과 충만함을 위해 당신의 계획에 맞갖은 것이 되게 해야 합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이러한 위기에 맞서는 문화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고, 후손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으면서 모든 이를 고려하여 현재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지도력이 부족합니다. 한계를 분명히 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