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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그리고 나/찬미받으소서

0 도입 [1~16항]

새들에게 설교하는 성 프란치스코

 

1. 찬미받으소서(LAUDATO SI'). 프란치스코 성인은 "저의 주님, 찬미받으소서."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은 이 아름다운 찬미가에서 우리의 공동의 집이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며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 주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같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저의 주님, 찬미받으소서. 누이며 어머니인 대지로 찬미받으소서, 저희를 돌보며 지켜 주는 대지는 온갖 과일과 색색의 꽃과 풀들을 자라게 하나이다."*

* 피조물의 찬가(역자 주: '태양의 찬가로도 불림). 『프란치스코 전집』(Fonti Francescane: 이라 FF). 263.

 

2. 이 누이가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지구에 선사하신 재화들이 우리의 무책임한 이용과 남용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구를 마음대로 약탈할 권리가 부여된 주인과 소유주를 자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죄를 상처 입은 우리 마음에 존재하는 폭력은 흙과 물과 공기와 모든 생명체의 병리 증상에도 드러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억압받고 황폐해진 땅도 가장 버림받고 혹사당하는 불쌍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땅은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로마 8,22)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흙의 먼지라는 사실을 잊었습니다.(창세 2,7 참조) 우리의 몸은 지구의 성분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는 그 공기를 마시며 지구의 물로 생명과 생기를 얻습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3-6항]

 

3. 50여 년 전에 세계가 핵 위기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던 무렵 성 요한 23세 교황께서는 전쟁 반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평화를 제안하는 회칙을 반포하셨습니다. 교황께서는 "가톨릭 세계"뿐 아니라 "선의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회칙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를 발표하셨습니다. 이제 우리가 세계적인 환경 악화에 당면하였기에 저는 이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이를 대상으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지속적인 선교 쇄신을 촉구하고자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을 썼습니다. 이제 저는 특별히 우리의 공동의 집에 관하여 모든 이와 대화를 나누고자 이 회칙을 씁니다.

 

4.  『지상의 평화』가 발표되고 8년이 지난 1971년, 복자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생태 문제가 무절제한 인간 행위의 "비극적 결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연을 불법 사용함으로써 자연을 파괴할 위함에 직면하고 인간 스스로가 도리어 이런 타락의 희생물이 될 위험도 없지 않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국제 연합 식량 농업 기구에도 "산업 문명의 역효과에 따른 생태적 재난"의 가능성에 대하여 비슷한 어조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장 뛰어난 과학적 발전, 가장 놀라운 기술 능력, 가장 엄청난 경제 성장은 참다운 사회적 도덕적 발전과 함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인간을 대적하게 될" 것이므로 "인간 행위의 근본적인 변화가 긴급하게 필요하다."** 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 바오로 6세, 교황 교서 『팔십주년』(Octogesima Adveniens), 1971.5.14., 21항 『교회와 사회』, 한국천쥬교중앙협의회, 2003(제1판 2쇄), 『사도좌 관보』(Acta Apostolicae Sedis: AAS) 63(1971), 416-147면,

** 바오로 6세, 국제 연합 식량 농업 기구(FAO) 설립 25주년을 맞이하여 한 연설, 1970.11.16., 4항, ASS 62(1970), 833면

 

5.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는 이 문제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당신의 첫 회칙에서 인간이 자주 "자연환경을 놓고서 즉각적 이용과 소비에 유익한 것 말고는 다른 의미를 발견하지 못하는 듯"* 보인다고 경고하셨습니다. 나중에 교황께서는 세계적인 생태적 회개를 요청하셨습니다.** 또한 "참다운 인간 생태론의 윤리적 환경을 보호하려는"***노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지적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세상을 맡기셨기 때문만이 아니라 인간 생명 자체가 많은 타락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하는 선물이기에 인간 환경의 파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우리의 세상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모든 노력은 "생활양식, 생산과 소비 양식 그리고 오늘날 사회를 다스리는, 이미 확립된 권력 구조의 변화를 요청합니다."**** 참다운 인간 발전에는 도덕적 특성이 있습니다. 이는 인간에 대한 온전한 존중을 전재로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세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각 사물의 본성과 그것이 질서 있는 체제, 정확히 말해서 '우주'에서 차지하는 상호 연관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므로 현실을 변화시키는 인간의 능력은 하느님께서 최초로 주신 본래의 선물을 바탕으로 발전되어야 합니다.******

*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인간의 구원자』(Redemptor Hominis), 1979.3.4.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1(제2판 1쇄), 15항 ASS 71(1979), 287면.

** 요한 바오로 2세, 『교리교육』(Catechesis), 2001.1.17., 4항 『요한 바오로 2세의 가르침』(Insegnamenti di Giovanni Paolo II), 41/2(2001), 179 참조.

***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백주년』(Centesimus Annus), 1991.5.1, 38항, 『교회와 사회』,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AAS 83(1991), 814면 참조

**** 『백주년』, 58 항

*****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사회적 관심』(Sollicitudo Rei Socialis), 1987.12.30., 34항, 『교회와 사회』, AAS 80(1988), 559면

****** 베네딕토 16세, 교황청 외교 사절들에게 한 연설, 2007.1.8., ASS 99(2007). 73면

 

6. 저의 전임자이신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도 "세계 경제의 역기능과 구조적 원인을 제거하고 환경 존중을 보장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난 성장 모델의 수정"*을 제안하셨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세상을 그 일부 요소들만 따로 떼어 분석할 수 없다고 보셨습니다. "자연이라는 책은 하나이고 나눌 수 없는 것으로" 환경, 생명, 성, 가정, 사회관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 훼손은 실제로 인간 공존을 실현하는 문화가 긴밀히 관련"**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우리가 무책임한 행동으로 자연환경을 심각하게 훼손시킨 사실을 인정할 것을 요청하셨습니다. 사회 환경도 해를 입었습니다. 자연환경과 사회 환경의 훼손은 모두 궁극적으로 동일한 악 때문에 발생하였습니다. 이 악은 바로 우리의 삶을 이끌 만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진리가 존재하지 않기에 인간의 자유는 무한하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잊었습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만들 수 있는 자유가 아닙니다. 인간은 자신을 창조하지 않습니다. 인간에게는 정신과 의지뿐 아니라 본성도 있습니다."*** 아버지다운 마음으로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피조물이 손상을 입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라고 우리에게 촉구하셨습니다. 곧 "우리 자신이 최종 결정을 내리고 모든 것을 그저 우리의 소유물로 여겨 우리 자신만을 위하여 사용한다면" 피조물의 손상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 자신보다 더 높은 법정이 있다는 것을 더 이상 인식하지 못하고 우리 자신 이외에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면 피조물의 착취가 시작됩니다."****

 

동일한 관심을 통한 일치[7-9항]

 

7. 교황들의 이러한 말씀들은 많은 과학자들, 철학자들, 신학자들과 시민 단체들, 그리고 이 문제와 관련하여 교회의 사유를 풍요하게 해 준 모든 이의 성찰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 밖의 다른 교회와 교회 공동체와 다른 종교들도 깊은 우려를 나타내며 우리 모두를 어지럽히는 문제들에 관한 소중한 성찰을 하였습니다. 한 가지 좋은 예로, 제가 온전한 교회 친교의 희망을 나누고 있는 존경하는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의 말씀을 간단히 인용하고 싶습니다.

 

8.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께서는 특히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지구를 해친 것을 회개할 필요를 언급하셨습니다. "우리 모두가 작은 생태적 피해를 일으키며" 우리가 "크든 작든 피조물의 변형과 파괴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요청받기 때문입니다. 총대주교께서는 강하고 설득력 있는 어조로 이를 되풀이하여 말씀하시며 우리가 피조물에게 저지를 죄를 인정할 것을 촉구하셨습니다. "인간이 하느님 피조물의 생물 다양성을 파괴하고 기후 변화를 일으켜 지구의 본디 모습(integrity)에 손상을 입히고, 자연 삼림과 습지를 파괴하며, 지구의 물, 흙, 공기, 생명을 오염시키는 것은 모두 죄가 됩니다."** "자연 세계에 저지른 죄는 우리 자신과 하느님을 거슬러 저지른 죄"*** 이기 때문입니다.

*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 2012.9.1

**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 바바라시에서 한 연설, 1997.11.8.: 참조: 크리세브지스(Joho Chryssavgis),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의 생태적 시각과 계획』(On Earth as in Heaven: Ecological Vision and Initiatives of Ecumenical Putriarah Bartholomew), 뉴욕 브롱크스, 2012.

***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시에서 한 연설, 1997.11.8.

 

9. 또한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께서는 환경 문제의 윤리적 영적 근원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셨습니다. 이는 우리가 기술만이 아니라 인간의 변화에서 해결책을 찾도록 요구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저 증상만을 다루게 됩니다. 총대주교께서는 우리가 소비 대신 희생을, 탐욕 대신 관용을, 낭비 대신 나눔의 정신을 "단순한 포기가 아니라 주는 법을 배우는 것을 의미하는" 금욕주의로 실천할 것을 요청하십니다. "이는 사랑의 방법, 점차로 내라 바라는 것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세상에 필요한 것으로 나아가는 방법입니다. 이는 공포와 욕망과 충동에서 해방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인으로서 우리는 또한 "세상을 세계적인 차원에서 하느님과 우리 이웃과 함게 나누는 방법인 친교의 성사로 받아들이도록" 부르심을 받습니다. "우리는 신성한 것과 인간적인 것이 하느님 창조의 흠 없는 외투의 가장 작은 부분, 나아가 우리 지구의 가장 작은 먼지 알갱이에서도 서로 만나게 된다고 겸손하게 확신합니다."***

*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노르웨이 우트슈타인 수도원에서 한 강의. 2003.6.23.

**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 이스탄불 할키 제1차 정상 회담 폐막 인사, '세계적 책임과 생태적 지속 가능성'(Globat Responsibility and Ecological Sustainability), 2012,6,20.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10-12항]

 

10. 저는 매력적이고 감탄을 자아내는 한 인물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이 회칙을 쓰고 싶지 않습니다. 로마 주교로 선출되면서 저는 그분의 이름을 저의 길잡이요 영감으로 삼았습니다. 저는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취약한 이들을 돌보고 통합 생태론을 기쁘기 참되게 실천한 가장 훌륭한 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생태 분야에서 연구하고 활동하는 모든 이의 수호성인으로 비그리스도인들의 사랑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피조물과 가난한 이들과 버림받은 이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는 사랑을 하였고, 또한 기쁨, 관대한 헌신, 열린 마음을 지녔기에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하느님과 이웃과 자연과 자기 자신과 멋진 조화를 이루며 소박하게 살았던 신비주의자이며 순례자입니다. 그는 자연보호,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정의, 사회적 헌신, 내적 평화가 어떠한 불가분의 유대를 맺고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11. 프란치스코 성인은 통합 생태론이 수학과 생물학의 언어를 초원하는 범주에 대한 개방성을 요청하고 인간다움의 핵심으로 우리를 이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 줍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와 마찬가지로, 프란치스코 성인은 해와 달 또는 가장 작은 동물을 바라볼 때마다 모든 피조물과 함께 찬미하며 벅찬 노래를 불렀습니다. 성인은 모든 피조물과 대화를 나누고 심지어 꽃 앞에서 설교하면서 "꽃이 마치 이성을 지닌 듯 주님을 찬미하도록"* 초대하였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그의 반응은 지적 평가나 경제적 계산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그에게 모든 피조물은 사랑과 유대로 자신과 하나 되는 누이였습니다. 그래서 성인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돌보아야 한다는 소명을 느낀 것입니다. 그에 제자인 보나벤투라 성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그는 만물의 공통 원천에 관한 성찰로 더 큰 경외심에 가득 차 아무리 작은 피조물이라도 '형제'나 '누이'로 부르고는 하였습니다."** 그러한 확신은 우리의 행동을 결정하는 선택에 영향을 주기에 순진한 낭만주의로 폄훼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자연과 환경에 접근하면서 이러한 경탄과 경이에 열려 있지 못하고, 세상과의 관계에서 더 이상 형제애와 아름다움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즉각적 욕구를 주체하지 못하는 지배자, 소비자, 무자비한 착취자의 태도를 취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가 존재하는 모든 것과 내밀한 일치를 느낀다면 절제와 배려가 곧바로 샘솟게 될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청빈과 검소는 피상적인 금욕주의가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것입니다. 곧 실재를 단지 이용하고 지배하는 대상으로 삼는 것을 단념하는 것입니다.

* 첼라노의 토마스, '프란치스코 성인의 생애 1'(Vita Prima di San Francesco), ⅩⅩⅨ, 81, FF 460

** 보나벤투라, '프란치스코 성인의 주요 전설'(Legenda Major), Ⅷ, 6, FF 1145.

 

12. 더 나아가 성경에 충실한 프란치스코 성인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면서 당신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선함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는 놀라운 책으로 자연을 받아들이도록 권유합니다. "피조물의 웅대함과 아름다움으로 미루어 보아 그 창조자를 알 수 있습니다."(지혜 13,5). 확실히 "세상이 창조된 때부터...... 그분의 영원한 힘과 신성을 조물을 통하여 알아보고 깨달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로마 1,20 참조). 이러한 이유로 프란치스코 성인은 수도원 정원의 일부를 언제나 손대지 않은 상태로 놓아두어 거기에 들꽃과 목초가 자라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본 사람들이 그러한 아름다움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찬미하게 한 것입니다.* 세상은 해결해야 할 문제 이상의 것으로, 감사와 찬미로 관상해야 하는 기쁜 신비입니다.

* 첼라노의 토마스, '프란치스코 성인의 생애 2'(Vita Prima di San Francesco), CⅩⅩⅣ, 165, FF 750 참조.

 

 

저의 호소 [13-16항]

 

13. 우리의 공동의 집을 보호해야 하는 긴급한 과제에는 모든 인류 가족이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 발전을 추구하는 데에 하나 되도록 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창조주께서는 우리를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창조주께서는 사랑의 계획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를 창조하신 것을 후회하지 않으십니다. 인류는 여전히 우리의 공동의 집을 건설하는 데에 협력할 능력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저는 우리의 공동의 집의 보호를 보장하려는 수많은 방법으로 노력하는 이들을 인정하고 격려하며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이들의 삶에 끼치는 환경 파괴의 비극적 영향을 해결하고자 쉼 없이 노력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젊은이들은 변화를 요구합니다. 그들은 그 누구라도 환경 위기와 배척당한 이들의 고통을 생각하지 않고서 어떻게 더 나은 미래의 건설을 내세울 수 있는지 의문스러워합니다.

 

14. 그래서 저는 우리 지구의 미래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에 관하여 새롭게 대화를 나눌 것을 긴급하게 호소합니다. 모든 이가 참여하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당면한 환경 문제와 인간이 일으킨 그 근원은 우리 모두에게 관련이 있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생태운동은 이미 오랫동안 발전을 이루어 이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여러 단체가 수립되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환경 위기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찾으려는 많은 노력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힘 있는 자들의 반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관심 부족 때문입니다. 신자들 가운데에서 조차도 해결책을 찾는 데 방해가 되는 태도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여기에는 문제 자치의 부인과 무관심, 냉정한 체념이나 기술적 해결에 대한 맹목적 확신이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보편적 연대가 필요합니다. 이는 남아프리카 주교들이 말한 대로입니다. "하느님의 모든 피조물에 대하여 인간이 저지를 피해를 복구하려면 모든 이의 재능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자신의 문화, 경험, 계획, 재능으로 하느님의 도구가 되어 피조물 보호에 협력할 수 있습니다.

* 남아프리카 주교회의, "환경 위기에 관한 사목 성명('Pastoral Statement on the Environmental Crisis), 1999.9.5

 

15. 저는 이제 교회의 사회교리에 새로 추가되는 이 회칙이 우리가 당면한 문제의 규모와 긴급성, 그리고 매력을 인식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현재 생태 위기의 여러 측면을 간략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이는 오늘날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과학적 연구 결과를 활용하여 그러한 결과가 우리 마음 깊이 다가오게 하고, 이에 따른 윤리적 영적 여정을 위한 구체적 기초를 마련해 주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유다-그리스도교 전통에서 나오는 몇 가지 원칙을 성찰하여 볼 것입니다. 이는 환경을 위한 우리의 노력을 좀 더 일치된 것으로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현재 상황의 뿌리를 찾아 그 증상만이 아니라 그 가장 깊은 원인도 성찰해 볼 것입니다. 이는 이 세상에서 인간으로서 우리의 고유한 자리와 우리 주변 환경과 맺는 관계를 존중하는 생태론에 접근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찰에 비추어 저는 대화와 행동을 위한 폭넓은 제안을 할 것입니다. 이는 우리 모든 개인이 관련되고 또 국제 정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끝으로 저는 변화가 동기 부여 교육 과정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확신으로 그리스도교 영성 체험의 보화에서 영감을 얻은 인간 발전을 위한 지침을 제시할 것입니다.

 

16. 비록 모든 장이 고유한 주제가 있고 구체적인 접근법을 제시하지만 바로 앞 장에서 다룬 중요한 문제들을 다시 살펴보기도 할 것입니다. 이 회칙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에서 되풀이하여 나타나는 몇 가지 핵심 주제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 가난한 이들과 지구의 취약함의 긴밀한 관계,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 기술에서 나오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힘에 대한 비판, 경제와 발전에 대한 다른 이해 방식을 찾으라는 요청, 모든 피조물의 고유한 가치, 생태계의 인간적 의미, 숨김없는 솔직한 토론의 필요성, 국제 정책과 지역 정책의 중대한 책임, 버리는 문화와 새로운 생활양식의 제안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단번에 마무리되거나 방치되어서는 안 되고 되풀이하여 논의되고 보완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