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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 D-57 _2021.10.09

감사가 없는 소망은 의식 불명의 소망이요, 감사가 없는 믿음은 줏대 없는 믿음이요, 감사가 없는 생애는 사랑이 메마른 생애이다. 어떤 아름다운 것도 거기서 감사를 빼면 이내 절름거리고 만다.

_조웻


새벽에 깨어 감사 일기를 쓸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너무나 피곤해서 9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1시간만 자고 일어나서 일기를 쓸 생각이었는데, 많은 것을 무시하고 잠을 잔 것을 보면, 정말 피곤했던 모양이다. 새벽 5시에 깨서 일기를 토닥토닥 쓰고 있다. 오늘은 외박이라, 일기를 쓰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 마음에서 일까? 밀리지 않고 일기를 쓰기 위해서일까? 어쨌든 일어나서 일기를 쓰고 있다.

 

 

가족사진을 정리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어제 결혼식장에 갔다 온 사진을 정리해서 카페에 올려놓는다. 그리고 톡을 보낸다.

코로나19라서 더 못 만난다는 느낌이긴 하지만, 각자 떨어져 살고 있으니, 만남은 쉽지 않다.

서로 만나지 못하는 사이에 멀어지는 느낌들을 이런 공간들이 당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무탈한 하루에 감사합니다.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기억에 나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은 하루를 그만큼 무탈하게 보냈다는 반증.

 

 

미사를 드리러 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조건반사일까? 성당으로 간다. 가장 마음이 편한 장소 이면서도 잘 찾게 되지 않는 장소.

하느님이 나를 바라본다. 나도 하느님을 바라본다.

단지 이것 만으로도 편한 곳인데, 왜 이리 잘 찾지 않게 된 것일까? 사람에 대한 불편함이 가장 큰 것을 안다. 이 불편함이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도 안다. 

조건반사이던, 무조건반사이던 이렇게 하느님과 대면할 수 있음은 좋다.

 

 

초승달을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미사를 드리기 위해서 나가는 시간은 매번 같은데, 하늘을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맑은 푸르름, 어스름한 저녁, 그리고 별을 뿌린 하늘... 계절의 변화. 초승달을 본지 오래라는 생각이 든다. 여리 여리 부러질 것 같은 모습으로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다시 느끼게 해 준 달. 나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될까? 초승달에서 만월이 되듯, 인생은 그렇게 돌아가지는 못할 터인데... 오늘도 달은 뜨고, 시간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