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칙서『자비의 얼굴』 해설(11)
하느님 자비의 신비에 가장 깊게 참여하신 마리아 24항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칙서 마지막에서 자비의 어머니를 생각한다. 어머니께서 다정한 모습으로 이 성년에 우리와 함께하시어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온유함이 주는 기쁨을 다시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강생의 심오한 신비를 마리아 만큼 꿰뚫어 본 분은 없다. 마리아의 온 생애는 사람이 되신 자비의 현존을 따라서 이루어졌다.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분의 어머니께서는 하느님 자비의 지성소로 들어가셨다. 어머니께서는 하느님 사랑의 신비에 가장 깊게 참여하셨기 때문이다. 이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성년에 성모 마리아의 부드
럽고, 친절하며, 신선한 표정이 우리를 바라볼 수 있다고 희망한다. 그 희망은 마리아의 전 생애가 ‘살이된 자비의 현존’을 모방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그러한 하느님 자비의 현존을 따름으로써 가능하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조한다.
하느님 아드님의 어머니가 되도록 선택되신 마리아께서는 처음부터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으로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 맺은 계약의 궤가 되도록 준비되셨다. 마리아께서는 당신 아드님이신 예수님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어 당신 마음 안에 하느님 자비를 고이 간직하셨다. 엘리사벳의 집에 들어서시며 부르신 마리아의 노래는 “대대로”(루카 1,50) 베푸시는 하느님의 자비에 바쳐진 것이다. 동정 마리아의 예언자적 말씀 안에 우리도 있다. 하느님 자비의 열매를 얻고자 성문을 지나가는 우리에게 이 노래는 위안과 도움이 될 것이다.
십자가 아래에서 마리아께서는 사랑의 제자인 요한 사도와 함께 예수님의 입에서 나온 용서의 말씀을 직접 들으셨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이들에게 하신 최고의 용서는 하느님 자비가 어디까지 이를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 준다. 마리아께서는 하느님 아드님의 자비에는 그 끝이 없으며 모든 이에게 예외 없이 이른다는 것을 증언하신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오래되었지만 언제나 새로운 기도인 모후이시며 사랑이 넘친 어머니(Salve Regina)를 부르며 성모님께 다가갈 것을 제안하시며 다음과 같이 기도하신다. “성모님께서 자비로운 눈길로 우리를 끊임없이 바라보시며 우리가 당신 아드님이신 예수님의 자비의 얼굴을 바라보게 해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하느님 자비를 자신의 평생 사명으로 삼은 성인과 복자들에게도 기도합시다.”
특별히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하느님 자비의 위대한 사도인 마리아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성녀를 기억한다. 하느님의 깊은 자비 안으로 들어오라고 부름 받은 성녀가 우리를 위해 전구하여 우리가 언제나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으로 얻는 확고한 믿음 안에서 살아가게해 주기를 비신다. 교황은 신적 자비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도록 불린 자비의 사도, 성녀 파우스티나가 우리를 중재하고 그의 사랑을 신뢰하는 확고함과 함께 하느님의 자비에 따라 생활하는 은총을 우리 모두에게 전구한다.
2015년 대림 제1주일 [11월 29일]
곽승룡 신부 /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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