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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그리고 나/찬미의 노래

코로나19가 심하여 또다시 공동체가 함께하는 미사가 중단되었다.

코로나는 참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우리가 자연 앞에서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듯하다.

부정적인 단어를 피하고, 억지로 에너지를 끌어올려 하루하루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계속 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현재에 집중하고, 나 자신을 유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듯하다.

 

오늘은 간만에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생활성가 하나를 듣고자...

 

이번 주에 미사가 없는 대신 성지를 가볼 생각이라서 그런지 "꽃"을 선택해 듣고 있다.

 

 

당신이 가신 길 그 길가에 꽃들이 피어 하늘을 바라고
저 하늘은 햇살 가득 따스한 품을 열어주네

저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들과 그 노랫소리가
나의 맘을 밝혀주네, 먼 길에 지친 나의 맘을

외롭고 힘든 그 길에서 나를 찾고 당신을 찾아
한 송이 꽃이 되어 따스한 햇살 품으로

바람이 불어 꽃씨 날리면
이 세상 온 마음 가득히 향기 가득하네

 

 

박해를 피해 산으로 산으로 숨어들던 그분들. 착하게 하느님 뜻에 맞게 살고자 했던 그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모진 고문과 죽음이었다. 신앙인의 삶을 살면서 계속 순교자를 바라보며 미안함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분들이 있기에 지금 이렇게 미사와 영성체를 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이런, 감사한 마음을 늘 갖고 있어야 하는데, 성당에서 미사를 끝나고 나오면서 바로 일상으로 돌아서는 나이기에, 순교자에 대한 마음은 얼마 가지 못하고 여름에 얼음 녹듯 사라져 버린다. 후일 하늘 앞에서 나는 그분들의 후예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단지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것 만으로 그분의 후손임을 주장하지는 못하리라. 살면서 증명해야 하겠지. 나 역시 순교자의 후손임을.

 

내가 위로를 드려야 마땅한 분들에게 또 위로를 받고 있구나. 먼저 살아가신 그분들이 나를 보며 이야기하고 있구나.

당신들이 가셨던 길. 이번 주 그 길을 걸으며 당신들을 만나 보려 합니다. 

손잡고 걸으며, 나에게 들려주실 이야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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