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36) 썸네일형 리스트형 전례 탐구 생활(14) 말씀을 듣고 빵을 나누기 전에 해야 할 일 (14) 말씀을 듣고 빵을 나누기 전에 해야 할 일 성찬례는 참회하는 사람이 자기의 비참한 처지를 깨닫고 하느님께 용서를 구하게 함으로써 그의 마음을 깨끗이 씻어 주고 그를 회개로 이끄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는 주님의 현존 선언 다음에, 하느님 말씀을 경청하기에 앞서, 잠시 침묵 가운데 우리가 죄인임을 자각하고 고백하는 예식을 거행합니다. 이 참회 예식은 신자들이 거룩한 신비를 거행하기에 합당한 마음가짐을 갖도록, 자기 죄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세리(루카 18,13)와 같은 마음을 갖도록 초대합니다. 사실 꼿꼿이 서서 스스로 죄인들과 같지 않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루카 18,11)은 주님의 식탁에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고백은 벌이 아니라 새로운 .. 전례 탐구 생활(13) 주님은 우리와 함께 (13) 주님은 우리와 함께 십자 성호를 그으며 교우들과 함께 성호경을 바친 다음 사제는 자신에게 맡겨진 양들을 향해 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같은 일상의 인사 대신에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면서 성경에서 가져온 세 가지 표현 가운데 하나를 골라 말합니다.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친교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2코린 13,14) ·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리시는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로마 1,7 등)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판관 6,12; 룻 2,4; 루카 1,28 등) 주교님은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대신에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고 합니다. 이 인사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다음 제자들에게.. 전례 탐구 생활(12) 미사의 첫머리에 새기는 십자가 (12) 미사의 첫머리에 새기는 십자가 하느님의 백성, 그리스도의 몸으로 모인 신자들이 성가를 부르고 행렬을 이루며 하느님 앞에 나와 있음을 확인한 다음, 사제는 신자들과 함께 십자 성호를 그으며 미사의 ‘첫 말씀’을 선포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신자들은 “아멘.”으로 응답합니다. 십자 성호는 매우 일찍부터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께 대한 신심을 표현하는 소중한 동작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옷을 입고 신발을 신을 때, 씻고, 먹고, 불을 켜거나 끌 때, 잠자리에 들 때, 어딘가로 떠날 때와 그곳에 도착했을 때 등 일상의 모든 일마다 십자 성호를 긋는다는 오래된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처음에는 오른손 엄지손가락만으로 이마에 작게 십자 표시를 했습니다. 현행 전례에서는 복음을 읽기 .. 전례 탐구 생활(10)(11) 미사는 ‘언제’ 시작되는가? (10)(11) 미사는 ‘언제’ 시작되는가? 본당 주보나 홈페이지에는 매일 거행하는 미사의 일정이 공지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우리가 함께 모여 미사를 거행하기로 ‘약속한’ 시간이지, 미사 시작의 ‘절대 기준’이 되는 시간은 아닙니다. 여러 사람이 한데 모이는 만큼 정해진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미사가 제대로 시작되기 위해서는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매일 미사」의 앞부분에는 모든 미사 거행의 뼈대가 되는 ‘미사 통상문’이 실려 있는데(「미사 통상문」이라는 제목으로 따로 출판되기도 합니다), 미사가 시작되는 부분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교우들이 모인 다음, 사제는 봉사자들과 함께 제대로 나아간다. 교우들은 그동안 입당 노래를 한다. 새로울 것이 없는 설명입니다. 우리가 매.. 전례 탐구 생활(8)(9) 제대 초 (8)(9) 제대 초 ① 언제, 몇 개를 놓을 것인가? 지난 주일 주님 봉헌 축일을 기념하며 본당에서는 1년 동안 전례에 사용할 초를 축복했을 것입니다. 내친김에 제대 초에 관한 내용을 2회에 걸쳐 소개하려고 합니다. 특히 전례 담당 수녀님이나 제의실 담당 봉사자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 전례에서는 제대 초의 개수뿐만 아니라, 재료와 위치까지 까다롭게 정해져 있었지만, 공의회 이후에는 규정이 대폭 간소화되었습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은 117항 딱 한 곳에서 제대초의 개수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모든 거행에서 제대 위나 곁에 적어도 두 개, 특히 주일이나 의무 축일 미사에서는 네 개나 여섯 개, 또는 교구장 주교가 집전한다면 일곱 개의 촛대에 촛불을 켜 놓는다.. 전례 탐구 생활(5)(6)(7) ‘하느님의 말씀 주일’ 특집 (5)(6)(7) ‘하느님의 말씀 주일’ 특집 ① 말씀의 ‘곳간’이 열리다 지난 2019년 9월 30일 프란치스코 교종께서는 자의 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를 발표하시며,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 말씀의 거행과 성찰과 전파를 위하여 봉헌하는 날”로 선언하셨습니다(3항). 올해 처음 기념하게 되는 하느님의 말씀 주일(1월 26일)을 잘 준비하고 기념하기 위하여 3회에 걸쳐 특집을 연재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함께 지난 400년 동안 이어져 온 로마 가톨릭 전례의 개정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열매 가운데 하나는 신자들이 성경의 보화를 더 넓고 깊게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 말씀의 더욱 풍성한 식탁을 신자들에게 마련하여 주도록 성서의 보고를 더 활짝 열어, 일정한 햇수 안에 .. 전례 탐구 생활(4) 미사 경본의 두 분수령 : 1570년과 1970년 (4) 미사 경본의 두 분수령 : 1570년과 1970년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거행하신 마지막 만찬 예식 이후로 교회 공동체는 한 번도 ‘주일 미사’를 궐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현재와 똑같은 예식 요소들이 지금과 똑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 교회는 저 교회보다 말씀을 더 많이 읽었습니다. 저 교회는 성찬 전례에 들어가기 전에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지만, 이 교회는 영성체 직전에 했습니다. 이 교회는 주님의 기도를 다 함께 바쳤던 반면, 저 교회는 사제 혼자 공동체를 대표하여 바쳤습니다. 저 교회는 이 교회가 하는 것을 보고 한참이 지나서야 미사 중에 신경을 바치기 시작했습니다. 사제가 축성된 빵을 쪼갤 때 부르는 노래(하느님의 어린양)도 ‘물 건너 온 수입품’입니다. 현재까.. 전례 탐구 생활(3) 나무에 우리 죄가, 나무에 우리 구원이 (3) 나무에 우리 죄가, 나무에 우리 구원이 주님의 성탄이 다가올 즈음 우리는 나무 한 그루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여러 가지 장식과 조명을 설치하여 성탄의 기쁨을 더욱 크게 드러냅니다. 나무를 장식하는 것 자체가 특별한 그리스도교 관습일 리는 없습니다. 저녁 무렵 큰길가를 천천히 걷기만 해도 가로수를 휘감아 놓은 조명을 쉽게 볼 수 있고, 나뭇가지에 사진이나 엽서 등을 걸어 놓고 한쪽 벽면을 장식해 놓은 카페도 많습니다. 그리스도교 전례 전통에서 성탄 트리는 축제의 흥을 돋우거나 근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실제 처지를 정확히 인식하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다시 말하면, 저 나무는 죄에 물들어 하느님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던 인간의 처지와, 그 죄를 용서하시고.. 이전 1 ··· 5 6 7 8 9 10 11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