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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그리고 나/삶 속에서

[단상] 나는 어떤 자세로 사랑을 하고 있을까?

 

오늘 미사전에 주보를 읽다가 눈이 머문 곳이 있다.

 

"5. 사랑을 받지 않았음에도 주고자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받아보기도 전에 사랑의 의미를 깨달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반응으로 시작하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으로 채워 다른 사람에게까지 이르도록 하는 건 분명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첫 생각은, '사랑을 받지 않았음에도 주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것이 었고, 다음 생각은 '무한히 사랑을 줄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는 것이 었다.

 

최소한 '사랑을 받았기에 주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아이를 키우겠다고 다짐한 나에게 이 글은 하나의 울림으로 다가 왔다.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있을까?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않으려 하는 사람', '사랑을 받았으나 계속 받기만 하려는 사람'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순간 순간 관계와 관계 속에서 달라지는 것 같다. 부모님께는 받기만 더 하는 것 같고, 아이에게는 조금더 주는 것 같고, 타인에게는...

너게 받지 않았으니 너한테는 줄 사랑이 없다고 냉정하게 말하고 있는 저의 모습도 이번에 보게 되었다.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이 나를 통해 이웃에게 전해 지기를 바라는 기도와는 다르게, 손해보기를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고서는, '아! 나에게도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하는 반성의 시간이 되었다.

 

 

 

전문

 

대전주보 2015-08-23 이충무의 행복나침반 (75)

사랑에 대처하는 다섯 가지 자세

살아가며 사랑을 주고받다 보면 다음과 같은 다섯가지 유형의 사람들을 보게 마련입니다.


1. 사랑을 받고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대개 무척 바쁜 사람들입니다. 자기자신의 문제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안타깝게도 주변에 있는 그 누군가가 자신을 배려하고 아끼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없습니다.


2.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않으려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주로 상처에 대한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입니다. 받을 때의 기쁨보다 상실했을 때의 허전함을 더 오래 기억하기에 사랑은 마주치기 두려운 트라우마가 돼 버립니다.


3. 사랑을 받았으나 계속 받기만 하려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항상 불만에 가득차 있습니다. 처음부터 받는 것에만 익숙해져서 채워 있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짜증을 냅니다. 늘 배고픈 상태로 사랑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주변 사람을 피곤하게 합니다.


4. 사랑을 받았기에 주고 싶어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사랑을 받을 때의 기쁨을 주는 기쁨으로 늘릴 줄 알기에 사랑을 할수록 점점 더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이들에게 다가가면 ‘긍정’이 전염됩니다.


5. 사랑을 받지 않았음에도 주고자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우리는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받아보기도 전에 사랑의 의미를 깨달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반응으로 시작하지 않고, 스스로를 사랑으로 채워 다른 사람에게까지 이르도록 하는 건 분명 기적에 가까운 일입니다.


현실은 언제나 힘겹고, 사람들은 언제나 차가워 보일지라도 행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 ‘사랑’...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사랑의 여행을 떠나고 있는지 뒤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이충무 바오로 / 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