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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칙서 『자비의 얼굴』 해설(1) - 자비, 형제를 향한 따스한 얼굴

프란치스코 교황 칙서 『자비의 얼굴』 해설(1)


자비, 형제를 향한 따스한 얼굴

 

프란치스코 교황은 4월 11일 ‘자비의 희년’ 칙서 『자비의 얼굴』을 발표했다. 『자비의 얼굴』은 오는 12월 8일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에 막을 올려 2016년 11월 20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까지 이어지는 ‘자비의 희년’ 선포 배경과 실천 지침 등을 담고 있다. 그리스도가 하느님 자비의 얼굴이라면 그리스도인은 당연히 그리스도 자비의 얼굴이다. 예수 그리스도를통해 하느님 자비가 드러났듯이,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는 그리스도인을 통해 드러나야 한다. 앞으로 열두 번에 걸쳐 『자비의 얼굴』해설을 통해 자비에 관한 교황 가르침의 정수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아버지의 자비의 얼굴이다. 25항으로 구성된 『자비의 얼굴』에서 교황은 자비의 신비가 그리스도교 신앙의 요약이며, 나자렛 예수 안에서 아버지의 자비가 정점에 도달하는 가시적인 표지(1항)라고 말한다. 교황은 기쁨과 평온, 평화의 원천인 자비의 신비를 계속 관상하도록 우리를 초대한다. 자비는 인간을 죄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과 연결하는 사랑과 희망의 다리이다.(2항) 자비는 늘 어떤 죄보다 크다. 교황은 우리가 하느님 자비의 전능을 드러내는 훈련을 하도록 제안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하느님의 자비가 약함보다 전능의 표지라고 말한다. 구약은 하느님의 본질을 인내와 자비로 가득히 묘사한다. 하느님의 자비는 추상적 이념이 아니라 하느 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계시한다.(6항) 하느님의 자비는 이스라엘을 당신의 구원역사로 초대하고, 아버지의 자비로운 시선을 선사한다. 수난 전 예수는 자비의 시편을 기도하였고, 자비의 빛으로 파스카 희생과 그 영원한 기억의 성체성사를 세웠다. 자비와 함께 예수는 수난과 죽음으로 들어갔다.(7항)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마태 5,7) 인간의 사랑은 확실히 자신으로부터 출발한다. 내가 느낄 때, 내가 원할 때, 내가 선을 베풀 때 나는 사랑한다. 하지만 하느님께는 필요한 것이 없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요한 3,16)에서 같이 그분의 사랑은 받지 않고 선물하는 데 있다.

 

세상에서 우리는 한 마디로 불의와 억압과 폭력이 넘친 인간의 무자비한 모습이 자행된 시기를 지난 세기에 보냈다.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이 이를 증명하고 그후로 수많은 크고 작은 전쟁들이 인간은 무자비하다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였다. 우리는 어떤 관점에서 모두 지구의 고통과 어려움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인류가 저지른 엄청난 죄와 고통 앞에서 우리는 깊은 의식성찰과 무한히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필요로 한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루카23,34) 자비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보고 속이 쓰릴 줄 아는, 마음을 열고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성경은 말한다. 자비는 예수님이 백성들에게 선포한 교회 정체성의 구체적인 목표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회는 야전병원이라고 표현한 것은 하느님의 자비가 교회 안에서 구체적으로 즉시 실현되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대전주보 2015년 9월 20일(나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곽승룡 신부 /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