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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칙서『자비의 얼굴』 해설(4) - 특별한 회개의 은총을 선사하는 자비의 성년

프란치스코 교황 칙서『자비의 얼굴』 해설(4)

 

특별한 회개의 은총을 선사하는 자비의 성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판단과 단죄를 내려놓도록 요청한다. 하느님의 심판을 피하려면 형제·자매를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판단은 겉에서 못 보는 아버지 영혼의 아주 깊은 시선을 회피하는 것이다. 우리가 자비의 도구가 되는 것은 먼저 하느님으로부터 자비를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버지와 같이 자비로운 자가 되는 것이 성년의 모토다.


자비 속에서 하느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발견한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대가를 바라지 않으시고 당신을 온전히 거저 내어 주신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부르면 언제든지 우리를 도와주러 오신다. 우리가 간청하는 도움은 이미 우리를 향한 하느님 자비의 첫 단계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놓인 나약한 상황에서 우리를 구하러 오신다. 그분의 도우심은 당신의 현존과 가까이 계심을 우리가 깨닫도록 도움을 주신다. 주님의 자비가 우리를 어루만져 주시어 우리도 나날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비로워질 수 있다.(14항)


고해소는 죄를 고백할 때 사제를 통해 하느님께서 자비와 용서를 베푸는 은총의 거룩한 장소가 된다. 은총의 매력은 우리가 자격은 없지만 죄인에게 필요 이상의 과분한 것을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이다. 하지만 오늘날 무자비한 세상에 가장 아쉬운 것은 자비다. 특히 제도가 무자비한 듯해서 정말 마음이 불편하다. 자비 없는 자본주의 제도, 약한 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소유와 배척의 경제를 프란치스코 교황은 경계하라고 지적한다.


한국사회 역시 오십년 동안 경제성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자비와 멀게 달려왔다. 인간의 존엄성과 품위 있는 생명의 가치보다는 돈이면 모든 것이 가능한 사회가 되어 버렸다. 이제는 마음과 영혼의 성장, 인격의 성장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 한국사람 열 명 가운데 반 이상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가지고 있고, 그 중 10%의 사람은 분노조절장애 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인간관계에서 이런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도로에서는 보복운전으로, 집에서는 층간소음문제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보복운전이 성에 차지 않자,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서 흉기를 들고 보복을 하고, 심지어 가만히 서 있는 사람을 자동차로 밀어붙이기도 한다. 층간소음문제로 무림의 검객, 서부활극 같은 이루 말할수 없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세상은 자비로운 사람을 원하고 자비롭게 생활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성장이 가능하고 깊은 연민을 느낄수 있다. 연민을 느끼지만 상처를 준 자, 해친 자에게 풍부하게 믿음을 주는 것은 하느님의 선물을 아는 자 곧 자비로운 사람이 할 수 있는 용서다. 특히 공동체의 용서는 동료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자비다. 자비를 입은 사람이 자비를 베풀 수 있다.

 

대전주보 2015년 연중 제28주일[10월 11일]
곽승룡 신부 /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