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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그리고 나/찬미받으소서

제1장. Ⅴ. 세계적 불평등 [48~52항]

제1장. Ⅴ. 세계적 불평등 

 

48. 인간 환경과 자연환경은 함께 악화됩니다. 우리가 인간과 사회의 훼손의 원인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환경 훼손에 적절히 맞서 싸울 수 없습니다. 사실 환경과 사회의 훼손은 특히 이 세상의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일상생황의 체험과 과학연구는 가장 가난한 이들이 모든 환경 훼손의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물고기 개체 수의 감소는 다른 생계 수단이 마땅치 않은 영세 어민들에게 특히 어려움을 주게 됩니다. 수질 오염은 특히 생수를 살 수 없는 가난한 이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해수면 상승은 주로 해안 주변에 사는 달리 갈 곳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의 이러한 불균형의 연향은 많은 가난한 이들의 이른 사망, 자원의 결핍으로 일어나는 분쟁, 국제적 논의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는 많은 다른 문제들에서 나타납니다.**

* 볼리비아 주교회의, 볼리비아 환경과 인간 발전에 관한 사목교서 '세상, 생명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El universo, don de Dios para la vida), 2012.3.23., 17항

** 독일 주교회의 사회 문제 위원회, '기후 변화, 세계적, 세대 간, 생태적 정의의 핵심문제'(Der Klimawandel: Brennpunkt globaler, intergenerationeller und okilogischer Gerechtigkeit), 2006.9., 28-30항 참조.

 

49. 특히 소외된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은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언급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외된 이들은 수십 억 명에 이르러 인류의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이들은 오늘날 국제적 정치와 경제 토론에서 언급되고는 있지만, 그들의 문제는 거의 의무감에 못 이겨 또는 미미하게 다루는 부록으로 제시되거나, 아니면 그저 부수적 피해로만 여겨질 수도 있다는 인상을 빈번히 줍니다. 사실, 모든 것이 정리되고 나서 보면 소외된 이들의 문제는 가장 뒷전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그 이유는 많은 전문가, 여론 선조다, 통신 매체, 권력의 핵심들이 부유한 도시 지역에 위치하여 가난한 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가난한 이들의 문제에 거의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높은 수준의 발전에 따른 편안한 위치에서 세상의 대부분 사람들이 범접하지 못하는 삶의 질을 누리며 생활하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접촉과 만남의 결여는 종종 도시의 해체로 촉발되며 양심을 무디게 하고 현실에 있는  것을 무시하는 편향된 분석을 낳습니다. 때로 사람들은 말로는 '환경'을 옹호하면서도 이러한 태도를 취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참된 생태론적 접근 언제나 사회적 접근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한 접근은 정의의 문제를 환경에 관한 논의에 결부시켜 지구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이게 해야 합니다.

 

50. 가난한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생각하기보다 출생률 감소만을 제안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개발 도상국들은 때때로 경제 지원을 특정한 '출산 보건' 정책에 연계시키라는 국제적 압력을 받습니다. "인구와 이용 가능한 자원의 불균등한 분배가 개발과 환경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장애가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구 성장과 통합적이고 공평한 개발은 전혀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지나친 선택적 소비주의가 아니라 인구 증가를 비난하는 것은 문제를 회피하려는 술책일 뿐입니다. 이는 현재의 분배 방식에서는 소수의 사람들이, 보편화될 수 없는 방식으로 소비할 권리가 자신에게만 있다고 믿습니다. 지구가 그러한 소비로 발생하는 쓰레기조차 감당할 수 없기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생산된 식량 전체의 거의 3분의 1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버릴 때마다 그 음식은 마치 가난한 이들의 식탁에서 훔쳐 온 것과 같은 것입니다."** 국가와 세계 차원에서 인구 밀도의 불균형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소비 증가는 환경오염과 교통, 쓰레기 처리, 자원 손실, 삶의 질과 관련된 문제들이 서로 얽힌 결과로 복잡한 지역 사정을 일으킵니다.

*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간추린 사회교리』(Compendium of the Social Doctrine of the Church), 2004.4.2.,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4(제2판 6쇄), 483항.

** 프란치스코, 『교리 교육』, 2013.6.5.,  『프란치스코의 가르침』(Insegnamenti di Francesco), 1/1(2013), 280.

 

51. 불평등은 개인에게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평등은 우리가 국제 관꼐의 윤리도 생각해보게 합니다. 현실적인 '생태적 빚'은 특히 남반구와 북반구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상업적 불균형, 그리고 특정 국가들이 장기간에 걸쳐 천연자원을 지나치게 이용한 사실과 관련됩니다. 산업화된 북반구의 시장을 충족시키려고 천연자원을 수출한 결과로 금광 지역의 수은 오염과 동광 지역의 아황산 오염과 같이 지역적 피해가 발생하였습니다. 특히 배출된 가스들을 처리하려고 전 세계의 환경 공간을 이용하는 것에 대하여 예측해 보아야 합니다. 지난 200년 동안 쌓여 온 가스 분진을 처리하려고 전 세계의 자연 공간의 사용을 계산해야 하는 긴급한 사정이 생겼습니다. 이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일부 부유한 국가들의 엄청난 소비로 야기된 온난화는 세계의 가장 가난한 지역, 특히 아프리카에 영향을 미칩니다. 아프리카에서는 기온 상승이 가뭄과 맞물려 농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고체와 액체 생태의 독성물질을 개발 도상국에 수출하고, 자본을 대는 나라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저개발국에서 기업을 운영한 데 따른 오염으로 발생되는 피해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기업들이 흔히 다국적이라는 것에 주목합니다. 그들은 선진국, 이른바 '제일 세계'라고 불리는 국가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을 짓을 이곳에서 저지릅니다. 일반적으로 그들이 기업활동을 중단하고 철수하고 나면 실업, 활기 없는 마을, 천연자원의 고갈, 삼림 파괴, 지역 농업과 축산업의 몰락, 노천광의 웅덩이, 훼손된 언덕, 오염된 강, 유지가 불가능한 사회 시설과 같은 인간과 환경에 부담이 되는 짐만 남게 됩니다."*

*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코마우에 주교단, 성탄 담화, 2009.12., 2항.

 

52. 가난한 나라들의 외채는 통제 수단이 되어 버렸지만, 생태적 빚은 경우가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생물권 보존 지역이 있는 개발 도상국들은 자기의 현재와 미래를 희생해 가면서 부유한 국가들의 발전에 계속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남반구의 가난한 나라들의 토지는 기름지며 대부분 오염되어 있지 않지만, 구조적으로 사악한 상업 관계와 소유권의 체계 때문에 그들의 절실한 필요를 위한 재화와 자원에 대한 소유권이 차단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의 소비를 크게 줄이고 가난한 사람들의 지속 가능한 발전 정책과 계획을 지원하여 이러한 부채를 갚는데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가장 가난한 지역과 나라들은 환경 영향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기가 어렵습니다. 그에 필요한 과정을 개발하고 그 비용을 충당할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기후 변화에 관하여 차등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인식해야 합니다. 미국의 주교들은 "힘 있는 이익 집단이 주로하는 토론에서 가난한 이들과 무력한 이들과 취약한 이들의 요구"*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나의 인류 가족이라는 인식을 더욱 확고히 해야 합니다. 우리가 숨을 수 있는 정치적 사회적 국경도 장벽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무관심의 세계화를 위한 공간은 더욱 존재하지 않습니다.

* 미국 주교회의, 성명 '세계기후변화: 대화와 분별과 공동선의 요청'(Global Climate Change: APlea for Dialogue, Prudence and the Common Good), 2001.6.15

 

출처 : 한국천주교주교회의·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51항에서 "전 세계의 환경 공간." 이 단어와 함께 해양 오염이 생각났다. 전 세계의 환경 공간이 무한하지 않음을 모른 척하고 있지 않을까? 당장의 피해를 모른 척하는 이들. 그들로 인하여 생기는 많은 문제들...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일단 무관심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보이게 될 것이다. 보이면 그에 따른 실천이 있지 않을까?